ROS의 입문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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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말, 우리 회사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알아서 뒤따라가는 ‘추종형(Follow-on) 이동 휠체어’ 국책과제를 맡게 되었다. 카메라로 대상을 인식해 추종하는 핵심 기술은 H대 대학원 연구실과 협업하기로 했다.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2023년 3월까지의 치열했던 몇 달은, 내가 개발자로서 ‘ROS(Robot Operating System)’를 처음 마주한 시간이기도 하다.

항목내용
과제거동 불편자 대상 추종(follow-on) 이동형 휠체어 개발
사업2022년 로봇융합비즈니스지원사업 (국책과제)
협업H대 대학원 연구실 — 보호자 추종 카메라 솔루션
목표 양산가200~250만 원대
기간2022년 하반기 ~ 2023년 3월

비용과 현실의 괴리

가장 큰 문제는 단가였다. H대 연구실의 카메라 추종 솔루션은 부품값만 대당 500만 원에 달했다. 우리가 서류에 적어낸 휠체어 완제품의 목표 양산가가 200~250만 원대였 으니, 카메라 한 대 값이 휠체어 한 대 값보다 비싼 기형적인 구조였다.

성능의 한계도 명확했다. 카메라 시야에 사람이 둘 이상 잡히면 시스템은 곧바로 오류를 냈다. 통제된 실험실에서는 잘 굴러갔지만, 사람이 붐비는 요양원과 병원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었다. 대학원생들과 함께 만든 것은 훌륭한 ‘시제품’이었을 뿐 시장에서 팔릴 ‘제품’은 아니었다. 그들과의 협업은 과제 완수를 도왔지만, 우리를 상용화의 문턱 너머로 데려가지는 못했다.

고립무원, 그리고 남은 것들

프로젝트 도중 기획 담당자가 퇴사하는 일까지 겹쳤다. 졸지에 개발, 산더미 같은 페이퍼워크, 그리고 정부 부처 앞에서의 발표까지 모든 짐이 내게 쏟아졌다. 혼자서 개발자, 기획자, 발표자의 1인 3역을 해내야 했다.

당시 회사는 서로를 터치하지 않고 각자 일에만 파묻혀 지내는 분위기였다. 주말까지 출근해 매달리는 나를 보고 동료들은 “그만 좀 나오라”고 했다. 걱정이 담긴 위로의 핀잔이었다.

결국 그 휠체어는 시장의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H대 대학원생들이 쓰던 ROS, 어깨너머로 처음 주워듣던 ‘토픽’과 ‘노드’라는 낯선 단어들. 카메라가 현장에서 두 사람을 가려내지 못해 쩔쩔맬 때, 그 한계를 넘어서고자 나는 직접 ROS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내 안에 새로운 기술은 남았다. 언젠가 그 기술이 충분히 무르익어, 합리적인 가격의 카메라가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원하는 사람을 거뜬히 가려내는 그날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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